Reaching Silence

요즘,,,

날고싶다! 2011. 7. 19. 17:31

 

 

 

나 태양에게 고백할 것이 있네
한때 나는 최고의 시인을 꾼꾸었으나
화살을 맞은 독수리처럼
추락하였다
시인이 될 권리를 갖고 태어나
열 살부터 다락방에서 홀로 우주를 꿈꾸었으나
구름들이 몰려와 내 둥지를
감춰 버렸다
그리하여 나 삼류 시인처럼 거리를 헤메며
수년간 시를 잊고 살았다
누군가 세상의 등록 장부에서
내 이름 석자를
지워 버렸다

나 태어나는 날
태양은 일식을 시작하고
꼬리가 여러개인 별똥별이 날아 와
점치는 여자의 눈에 박혀 버렸다
눈 먼 여자의 예언에 의할 것 같으면
내 삶을 지배하는 것은
어둠이었다
태양이여, 내 눈을 멀게 하렴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지 않도록
내 눈이 본 것과 보게 될 것들을 그리워 하지 않도록
태양이여, 내 눈에게 말하렴
눈 먼 자의 지혜를
진정으로 볼 것을 보고 있는 자의 지혜를

눈 먼 여자가 나를 따라왔다
눈 먼 늙은 여자가 바다 위를 걸어
나를 따라왔다
태양은 또 다시 일식을 준비하고 있다

//류시화

 

 

 

 

 

까마귀가 한 마리 날아 왔다
그리고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를 쳐다 본다
전나무의 서리 묻은 가지 위에 앉아
검은 날개를 뽐 내는 까마귀
나는 아침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그를 쳐다본다
인생은 결국 고독하며
누구나 삶에서 혼자인 것
나는 왜 미처 그 사실을 몰랐던가
까마귀는 알고 있었을까, 눈동자를 빛내며
전나무의 무거운 가지를 흔드는
까마귀, 나에게 말하라
네가 아는 비밀을
너는 저 눈부신 꿈들속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때로 반짝이는 것이 있어 바라보면
그것은 슬픔의 검은 신사
까마귀였다

나 어렸을 때에도
까마귀를 바라보며 서 있곤 했다
까마귀가 새벽 시간을 건너
나에게 말을 걸어 왔었다
나는 서리 묻은 돌길 위에 서서
까마귀의 눈을 바라 보며 생의 비밀을
꿈 꾸었다 언젠가 붙잡게 될 그것들을
다만 그것들은 얼마나 빨리 시들고 말았는가
그리고는 또 어느 해가 되면
까마귀는 보이지 않았다
전나무의 무거운 가지는 비어있었다
까마귀는
푸른 허공에 검은 날개를 펴고
세월의 지붕들 위로 날아가 버렸다

밤이 되면 나는 까마귀와 함께 명상에 잠긴다
집 뒤의 전나무들은 주문을 외듯 수런거리고
까마귀와 나는 은밀하게 만난다
그의 눈이 내 눈 안에서 빛나고
그의 깃털이 내 몸을 덮는다
때로 공기처럼 가볍게 내 몸은 떠오른다
나 밤의 구름위로 올라가리라
까마귀와 함께
그 곳에서 예언자적 시를 노래하리라
구름들이 몰고 오는 시간 저 편의 것을 보리라

//류시화

 

 

 

 

 

요즘,,,

저 높은 뾰족한 봉우리 위에

홀로 서있다,,,

꼼짝도 할수없고 까닥 잘못

움직였다가는 미끄러서 날개가 꺽어질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태,,, 

마음을 가다듬고 깊은 심호흡과 함께

천천히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히고 있는중,,,

도약하여 훨훨 날기 위해,,,

내가 날수 있는 마지막 도약,,,

웬지 순풍이 불어줄 것처럼 살짝

정신이 맛이간 상태,,,뜬다뜬다,,,와!

//靜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