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부터 온 편지..
2011년 11월..
지금으로 부터 15년..전..
1996년..철암
너를 처음 본 것은 그때였어..
그때 너는 혼자서 어디론가 떠나려고 했었지..
플랫폼 한쪽구석에서 초조하게 열차를 기다리며
세상의 온갖 시름을 다 떠안은 듯 고개를 떨구고.. 역사기둥에 등을 기댄채
발끝으로 의자를 툭.툭. 차고 있는 너를 보았어..
그 경계의 중간에서 망설이고 있을 너를..
철암역..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는 너의 뒤를 따라 역사로 들어갔지..
생소하지만 여느기차역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었던 철암역..
내겐 너를 만날 수 있는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곳..
그러나..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너는 이미 떠나고..
플랫폼에 들어서자 때 마침 저 멀리 열차가 들어오고 있고..
내 마음은 이미 열차에 몸을 싣고.. 니가 열차에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차창 밖 너는.. 열차가 멈춰서자.. 잠시 머뭇하다.. 열차에 올라탓어..
자리에 앉기위해 너는 창가에 앉아 있는 나에게로 다가왔지..
나는 창가쪽 자리에 니가 앉을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해 주었어..
너는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지..
내가 그토록 그리워 했던 너를..
그 경계의 중간에서 망설이고 있을 너를.. 잡아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너를.. 만져보고 머리를 쓸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느껴보고 싶었지만..
그러나 이미 떠난 너는 여기없고..
열차가 출발하기 전..
나는 다시 플랫폼에서 너를 기다리기 위해 열차에서 내렸어..
그리고 니가 앉아 있을 차창 안의 그 자리를 바라보았어..
너의 얼굴은 여전히 세상 온갖 시름 다 떠 안은 듯..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고..
내가 너를 향해 허공으로 손을 들어 올렸지만..
너는 나를 볼수 없고..
너는 내게 말했지.. 원래 역이란 떠나기 위해 있는거라고..
나는 대답했어..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고..
지금 나는 오래전에 떠났을 너를 기다리기 위해..
니가 떠난 철암역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너를 태운 열차는 플렛폼을 벗어나 서서히 저멀리 사라지고..
너는 그렇게 떠나고..
먼훗날 알게된 너의 소식은.. 너는 그때 울산으로 갔다고 했어..
울산에 도착해서 바닷가를 찾은 너는 떠나올 때 집에서 챙겨온 사과를 한입 베어물며
툭. 눈물을 흘렸다고 했어..
재회..
그 후로.. 14년.. 나는 너를..
그 경계의 중간에서 다시만나고..
그 동안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 나는 너를..곁에..
1996년 ...
그녀로 부터 온 편지 ...
사..랑..해..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어 ...
마음 아프지마.. 네가 아프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수가 없어.. 사랑해.. 라고 ...
영원히 내맘 안에.. 남아있을 너를.. 사랑해 ...
가끔씩 외로워지면 너를 떠올리며 사랑해.. 하고 말하고 싶어 ...
너를 만날수 있어서 참 좋아.. 사랑해 ...
자신없던 내모습.. 너를 만나서 용기를 가지게 되서 다행이야.. 사랑해 ...
사랑한다는 말을 할수있게 해주어서 고마워.. 사랑해 ...
널 볼수 있는 시간을 준것을 감사해.. 사랑해 ...
지금.. 이순간.. 이시간.. 너만을 사랑해 ...
슬픔의 중심이 아니라.. 세상의 중심에 서 있게 해준.. 너를 사랑해 ...
빠져나가 텅빈 마음에 사랑을 줘서 고마워.. 너를 사랑해 ...
처음에는 낮설었지만.. 그렇게 서 있는 내게 손을 잡아 줘서 고마워.. 그래서 너를 사랑해 ...
네가 있으면 나는 빛이나.. 그렇게 해준 너를 사랑해 ...
마시멜로가 달콤한 것을 알았고.. 그져 그렇던 별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 나를 별로 만들어준 너를 사랑해 ...
내겐 아픔이였던 11월의 바다를.. 따뜻하게 품을수 있게해 준.. 너는 바다구나.. 그런 바다같은 너를 사랑해 ...
아픔을 잊지못해 허덕일때 사랑으로 그 아픈 손끝을 덮어준 너를 눈물나게 고맙게 생각해 ...
그 마음을 잊지 않을려고 나는 매일본다.. 그 손톱 안에 온 우주처럼 담겨있는 사랑을.. 그런 너를 사랑해 ...
너의 꿈을 내게도 나누어줘서 난 너무 기뻐 ...
그 꿈 위에 내가 최선을 다할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 그런 너를 사랑해 ...
언제나 별을 밝혀주는 태양의 숨은 비밀을 알게 해주어서.. 고마워.. 그런 태양같은 너를 사랑해 ...
나를 위한.. 여행을 해주고.. 내 영혼에.. 그 의미를 부여해 주어서.. 그 희생을 감사해.. 그런 너를 사랑해 ...
내가 힘들어 할때.. 우리가 말했던 그 경계에서 언제나 지켜 봐주고 다독여 주어서 고마워.. 그런 너를 난 너무나 사랑해 ...
그래서 ...
그래서 ...
내 심장이 울컥했던거야 ...
너는 언제나 그자리에 있어서 ...
숨막힐듯한 한 여름의 바다같은 사랑인거 같아.. 너는 ...
마음 아프지마.. 네가 아프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수가 없어..
사랑해.. 라고 ... ...
영원히 내맘 안에.. 남아있을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