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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의 "날개"
배가 고픈 날은 더욱 춥다
추운 날은 더욱 배가 쓰리다
창 밖에는 빗소리
술잔에 술을 따르듯
쉬임없이 이어지는
가을 빗소리
이 비 그치면 겨울이 오리라
얼음의 외투를 걸친 겨울이 문득
우리 앞을 막아서리라
그대도 이 빗소리 듣고 있는지,
얼룩진 유리창 안에 갇혀
이 빗소리 들으며
나를 생각하는지......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4 - 추억의 묶음 中, 나태주
겨울이 오기도 전에 나는
한 계집애를 사랑했습니다
하나도 이쁠 것도
잘날 것도 없는
그저 그런 계집애를
하느님 허락도 없이
사랑했습니다
어쩌다 어쩌다 그리되었습니다
하느님이 아시면 분명
좋아하시지 않을 일이라서
겁이 났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을이 가기도 전에 나는
하느님 나라에서
별 하나를 훔쳤습니다.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1 - 추억의 묶음 中, 나태주
강물은 흐른다
그대 생각하는 내 마음도 흐른다
나무는 춥다
그대 생각하는 내 마음도 춥다
날 어둡자
하늘에 별이 반짝인다
반짝이는 게 어디 별뿐이랴
그대 생각하는 내 마음도 반짝인다
마을의 불빛은 애닯다
애닯은 게 어디 마을의 불빛뿐이랴
그대 지키는 내 마음의 등불도 애닯다.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6 - 추억의 묶음 中, 나태주
주제넘게도, 남은 청춘을 생각해본다.
주제넘게도, 남은 사랑을 생각해본다.
촛불은 심지까지 타버리고 나서야 촛불이고
사랑은 단 한 번뿐이라야 사랑이라던데......
주제 넘게도 - 추억의 묶음 中, 나태주
가을에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에
나 유서를 쓰리라
파종된 채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몇 개의 둥근 씨앗들과
모래 속으로 가라앉는 바닷게의
고독한 시체 위에
앞일을 걱정하며 한숨짓는 이마 위에
가을엔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장 먼 곳에서
상처처럼 떨어지는 별똥별과
내 허약한 폐에 못을 박듯이 내리는 가을비와
가난한 자가 먹다 남긴 빵껍질 위에
지켜지지 못한 채 낯선 정류장에 머물러 있는
살아 있는 자들과의 약속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내 애인은
내 시에 등장하는 곤충과 나비들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큰곰별자리에 둘러싸여 내 유서를
소리내어 읽으리라
가을유서, 류시화
다시 그 중간의 경계에서 망설이는 나를 보게된다면
통제해줄거지? / 2011.07.22 19:13
걱정하지 마.
다시 그 중간의 경계에서 망설이지 않도록 너의 곁에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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